와디즈 펀딩 실패 후기 — 43% 달성, 무엇이 부족했나 | AI 시스템 아카이브 #29

와디즈 펀딩 실패 후기 — 43% 달성, 무엇이 부족했나 | AI 시스템 아카이브 #29
AI 시스템 아카이브 · #29 · 펀딩 로그

와디즈 펀딩 실패 후기 — 43% 달성, 무엇이 부족했나

와디즈 펀딩 43% 미달. 알림 215명은 모였지만 신청층은 40~60대, 결제층은 20~30대로 더 젊었다. 타깃 정의·제품 폭·채널이 어긋난 원인을 짚어본다.

와디즈 펀딩이 금요일에 종료됐다. 목표 43% 달성. 미달이다. 이 기록은 이틀이 지난 오늘 적는다.

바로 성공할 거라 생각하진 않았다. 그래도 기대가 아예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결과를 마주하고 바로 적을 마음은 안 났고, 그래도 실패 기록은 남겨야 하니 이틀 늦게 연다. 먼저 숫자부터 본다.

43%
목표 달성률
215
알림 신청 (명)

나머지 수치도 같이 적는다. 결제자 구성은 신규 87.5% / 기존 12.5%. 성별은 남 50% / 여 50%. 그리고 이 글의 핵심. 알림 신청은 40~60대 비중이 높았는데, 실제 결제층은 그보다 젊었다. 여성은 20~30대, 남성은 20대와 40대였다.


알림을 신청한 사람과 결제한 사람이 달랐다

처음엔 알림 215명이라는 숫자를 성과 지표로 봤다. 관심이 모였으니 펀딩이 열리면 그만큼 결제로 이어질 거라고 가정했다. 그런데 종료 후 연령 데이터를 열어보니, 신청한 층과 결제한 층이 같은 사람이 아니었다.

알림을 신청한 층
  • 40~60대 비중 높음
  • 관심은 표시했다
  • 결제로는 거의 안 이어짐
실제로 결제한 층
  • 여 20~30대 / 남 20대·40대
  • 신청층보다 전반적으로 젊음
  • 20대가 남녀 공통 주력

이 한 줄이 캠페인 전체를 설명한다. 알림 215명은 '구매 의향'이 아니라 '관심'을 측정한 값이었다. 두 지표가 같은 사람을 가리킨다고 가정했지만, 데이터는 아니라고 답했다. 알림 수는 허영 지표로 작동했다. 신청 수가 늘어도 결제 연령과 어긋나면 그 신청은 신호가 아니었다.

알림 신청은 "이 주제가 눈에 띈다"는 반응이지, "이 책을 사겠다"는 결정이 아니다. 이 캠페인에서는 그 둘이 다른 연령대에서 일어났다.

성별은 50:50으로, 남녀가 비슷한 비율로 샀다. 다만 결제 연령은 성별에 따라 달랐다. 여성은 20~30대, 남성은 20대와 40대로 갈렸다. 남성 쪽이 20대와 40대로 양극화된 건 따로 들여다볼 거리다. 그래도 두 성별 모두, 결제는 신청층(40~60대)보다 젊은 쪽에서 일어났다. 문제는 '누가 보느냐'가 아니라 '누가 사느냐'였다.


제품의 전제는 맞았다, 빗나간 건 홍보 동선이다

이 책은 '이미 유입자가 있다'는 전제 위에 있다. 반복 문의·반복 작업을 이미 겪고 있고, 그걸 해결할 정보를 직접 검색하는 층 — SNS를 능동적으로 쓰는 20~30대와 맞물린다. 실제 결제층의 중심(20~30대)이 이 가설을 뒷받침한다. 제품 자체가 엉뚱한 사람을 향한 건 아니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홍보는 그 층을 겨냥했어야 한다. 그런데 운영 초점은 '알림 신청 수를 늘리는 것'에 쏠려 있었다. 그 결과 신청자 연령이 결제로 이어지지 않는 40~60대 쪽으로 모였다. 타깃을 정의하고 거기에 채널을 맞추는 순서가 아니라, 채널을 먼저 깔고 신청 수를 좇은 순서였다. 순서가 뒤바뀐 것이다.

신규 결제 비중 87.5%는 와디즈가 새 사람을 데려오긴 했다는 뜻이다. 노출 자체는 작동했다. 다만 노출이 닿은 연령과 결제로 전환되는 연령이 갈렸다. 채널은 사람을 데려왔지만, 데려온 사람이 사는 사람은 아니었다.


책 자체도 타깃이 좁았다 — 같은 속성이 플랫폼에 따라 뒤집힌다

원인을 홍보 동선 하나로만 돌리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책 자체의 타깃 폭이 좁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책은 특정 조건 — 이미 반복 문의·반복 작업을 겪고 있는 상태 — 에 있는 사람에게만 효용이 닿는다. 그 조건에 해당하는 사람 자체가 처음부터 많지 않다.

좁은 타깃이 늘 단점인 건 아니다. 오히려 장점이 되는 자리가 있다. 문제는 그 장점이 플랫폼에 따라 정반대로 뒤집힌다는 것이다.

좁은 타깃 · 의도 기반 채널
  • 검색으로 찾아 들어온 사람
  • "정확히 이걸 찾던 사람"에 꽂힘
  • 모수 작아도 전환은 높음 (장점)
좁은 타깃 · 발견 기반 채널
  • 와디즈처럼 방대한 노출
  • 노출 모수는 크지만 해당자 비율 낮음
  • 같은 좁은 타깃이 약점이 됨

와디즈는 타깃이 방대한 플랫폼이다. 여러 사람에게 펼쳐 파는 곳에서는, 좁은 타깃에 해당하는 사람의 비율이 작아 불리하게 작동한다. 이 자리에선 더 많은 타깃을 흡수할 수 있는 내용이었어야 했다. 혹은 반대로, 지금처럼 좁은 타깃의 책이라면 애초에 의도 기반 채널(검색·전문 마켓)에 두는 편이 맞았다. 제품이 틀린 게 아니라, 제품의 폭과 채널의 성격이 어긋난 것이다.


원인 후보를 하나씩 점검

실패 원인을 메시지 · 채널 · 제품 세 층으로 나눠 점검했다.

원인 후보 점검 — 메시지 / 채널 / 제품
CHK
01
메시지(카피)가 문제였나 상위 문제
카피를 다듬는 건 타깃이 정해진 뒤의 작업이다. 이번엔 누구에게 보낼지가 먼저 빠져 있었다. 메시지 레이어보다 그 위층(타깃 정의)에서 어긋났다.
CHK
02
채널이 문제였나 도달≠구매
와디즈는 사람을 데려왔다(신규 87.5%). 그러나 도달한 연령(40~60대)과 결제 연령(20~30대 중심)이 갈렸다. 채널 자체보다, 채널의 도달층을 타깃에 맞추지 못한 게 문제였다.
CHK
03
제품이 문제였나 방향 OK · 폭 좁음
방향은 맞았다. 20~30대 중심의 결제가 발생했고 그 층은 제품 전제와 맞물린다. 다만 타깃 폭이 좁아, 노출이 방대한 와디즈에서는 그에 해당하는 사람의 비율이 작았다. 제품이 틀린 게 아니라, 이 플랫폼과 폭이 안 맞았다.

세 층을 갈라 보면 병목이 분명해진다. 메시지도 제품도 아니고, 타깃을 먼저 정의하지 않은 채 채널의 도달층을 그대로 둔 것이 이번 미달의 가장 큰 원인 후보다.


남은 변수 하나 — 아직 '살 이유'가 쌓이지 않았다

여기에 타깃·채널과는 다른 층의 변수가 하나 더 있다. 결과값이 없고 인지도가 낮은 사람의 책을, 누군가 선뜻 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같은 책이어도 판매 실적·후기·사례가 쌓인 판매자와, 아무 기록도 없는 첫 판매자의 전환율은 다르다.

신뢰는 데이터가 쌓여야 생긴다. 한 번 팔리면 그 기록이 다음 구매자의 판단 근거가 되고, 그래서 다음이 조금 쉬워진다. 복리처럼 작동한다. 문제는 첫 사이클에는 그 자산이 0이라는 것이다. 인지도가 없는 상태에서 처음부터 그 신뢰를 만들어내는 게 가장 어렵다. 이번 캠페인은 그 0에서 출발했다.

타깃 정의는 다음 캠페인에서 바로 고칠 수 있다. 하지만 인지도와 트랙 레코드는 코드처럼 한 번에 바꿀 수 없다. 시간과 누적이 필요한 변수다. 첫 사이클의 낮은 전환은 그 누적이 0이었다는 사실과 떼어 보기 어렵다.

확정과 추측을 나누면

지금 가진 데이터로 갈라보면

확정: 달성률 43%. 알림 215명. 결제자 신규 87.5%. 성별 50:50. 알림 신청은 40~60대, 결제는 여 20~30대·남 20대·40대.

추측: 처음부터 20~30대에게 알림을 유도했다면 결제가 목표선을 넘었을지. 알림 수가 아니라 타깃 일치도를 봤다면 캠페인 설계가 달라졌을지. 이건 다음 사이클에서 타깃을 바꿔 돌려봐야 갈린다.

"홍보를 20~30대에 맞췄으면 됐다"는 것도 아직은 추측이다. 같은 제품을 다른 채널·다른 타깃으로 한 번 더 돌려봐야 확정된다. 지금은 '신청층과 결제층이 갈렸다'는 사실까지가 확정이고, 그 다음은 다음 실험의 몫이다.


부족했던 부분

KPI를 잘못 잡았다. '알림 신청 수'를 목표 지표로 삼았는데, 이 숫자는 구매 의향과 분리돼 있었다. 신청자 = 살 사람이라고 암묵적으로 가정했고, 검증하지 않았다.

타깃 분석이 채널 선택보다 뒤에 왔다. 캠페인을 열기 전에 "이 제품을 실제로 살 사람은 몇 대이고, 어디서 정보를 찾는가"를 정의했어야 했다. 그 순서를 건너뛰고 알림 신청 수를 늘리는 데만 매달렸다.


다음 사이클 설계

다음 캠페인에 가져갈 변경 — 아직 미실행
NEXT
01
타깃을 먼저 정의 순서 교정
채널보다 타깃이 먼저다. 다음 제품은 20~30대를 1차 타깃으로 두고, 그들이 정보를 찾는 SNS 동선에 홍보를 맞춘다.
NEXT
02
KPI 교체 지표 변경
'알림 신청 수'를 '신청자-결제자 프로필 일치도'로 바꾼다. 신청이 늘어도 결제 연령과 어긋나면 신호로 치지 않는다.
NEXT
03
제품 폭과 채널 매칭 사전 검증
좁은 타깃 책은 의도 기반 채널(검색·전문 마켓)에 둔다. 와디즈처럼 발견 기반 플랫폼을 쓸 거면, 더 넓은 타깃을 흡수하는 내용으로 제품을 맞춘 뒤 연다. 도달 연령과 결제 연령이 갈리는 구조도 그 전에 끊어둔다.

실패한 캠페인이지만 해본 것 자체는 남는다. 기술 배경 없이 블로그를 열고 전자책을 한 권 내고 캠페인까지 돌려봤다. 그 과정에서 타깃 정의, 제품의 폭, 채널 매칭, 인지도 — 다음에 다르게 해볼 변수들을 손에 쥐었다. 한 번에 해냈다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어차피 한 번에 풀리는 변수도 아니다. 한 사이클씩 직접 돌려보며 쌓인 게 결국 내 것으로 남는다.

특히 인지도는 이번 한 번으로 생기지 않는다. 결과값 없는 첫 판매자가 어렵다는 건 이번에도 그대로였고, 다음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시작은 늘 어렵다. 이번 기록이 한 일은 그 어려움을 없앤 게 아니라, 다음에 무엇을 다르게 할지 한 줄 더 적어둔 것이다.

TAKEAWAY · #29

알림 215명은 관심을 쟀지 결제 의향을 재지 못했다.
어긋난 건 제품이 아니라, 타깃을 먼저 정의하지 않은 순서였다.

  • 와디즈 43% 종료. 미달이다. 금요일에 끝났고 이틀 뒤에 적는다
  • 알림 215명은 '관심'이지 '구매 의향'이 아니었다. 두 지표가 같은 사람을 가리킨다고 가정한 게 오류였다
  • 알림 신청은 40~60대, 결제는 20~30대 중심(여 20~30대·남 20대·40대). 신청층보다 결제층이 젊었다
  • 성별은 50:50으로 남녀 비슷. 결제 연령은 성별로 갈렸다 — 여 20~30대, 남 20대·40대
  • 제품의 방향은 맞았지만(결제층 중심이 전제와 일치) 타깃 폭이 좁았다. 좁은 타깃은 검색 채널엔 장점, 와디즈처럼 방대한 플랫폼엔 약점이 된다
  • 인지도·결과값이 0인 첫 판매자가 선뜻 선택받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 신뢰는 누적돼야 생기고, 이번 한 번으로 해소되지 않는다
  • "20~30대에 맞췄으면 됐다"는 아직 추측. 다음 사이클에서 타깃을 바꿔 돌려봐야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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