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몽·탈잉 초급 전자책 다시 만들기 | AI 시스템 아카이브 #30

크몽·탈잉 초급 전자책 다시 만들기 | AI 시스템 아카이브 #30
AI 시스템 아카이브 · #30 · 제품 로그

크몽·탈잉 초급 전자책 다시 만들기

와디즈에 팔려던 초급 전자책을 크몽·탈잉용으로 다시 만들었다. 표지엔 '초급'이라 적었지만 본문은 중급 전제였다. 난이도와 전제를 가른 진단, 그리고 들어가며를 새로 쓴 기록.

크몽과 탈잉에 초급용 책을 올리려고 원고를 다시 열었다. 와디즈에 팔려던 그 입문서와 워크북이다. #29에서 펀딩이 43%에서 끝난 원인을 타깃·채널로 짚었다. 이번엔 제품 안쪽을 열어봤다. 그리고 다른 문제를 하나 더 찾았다.

두 권의 난이도는 같지 않았다. 한 권은 초급이 맞았고, 한 권은 아니었다.

워크북 · 실행용
  • 도구를 조립하는 7일 미션
  • 복붙 → 실행 → 작동 확인
  • 난이도: 초급으로 맞음
입문서 · 개념·출발선
  • 왜·무엇을·누구를 위한 책인가
  • 워크북보다 먼저 읽힌다
  • 전제: 중급에 가까웠음

워크북은 초급이 맞았다

워크북부터 다시 읽었다. 여기는 초급이 맞다. 첫 동작이 "Zapier 가입 → Gmail 트리거 연결"이고, 7일 미션이 전부 도구 조립이다. 중요한 건 첫날의 시작점이다. STEP 1은 '들어오는 문의에 자동 응답하라'가 아니다. '본인이 직접 보낸 테스트 메일로 트리거가 작동하는지 확인하라'다.

이 차이가 크다. 문의가 한 건도 없는 사람도 막히지 않는다. 자기 손으로 테스트 메일을 보내 작동을 눈으로 확인하면 되니까. 실제 고객 문의가 0건이어도 끝까지 완주되게 설계돼 있었다. 워크북은 손댈 게 없었다.

기록 정정

이 작업 초반에는 워크북이 중급 전제를 깔고 있다고 봤다. 다시 읽어보니 틀린 진단이었다. 워크북의 첫 동작은 '실제 문의'가 아니라 '직접 보낸 테스트 메일'이라, 아무것도 없는 사람도 통과한다. 중급 전제가 깔린 건 워크북이 아니라 입문서였다.


입문서가 중급 전제를 깔고 있었다

문제는 입문서였다. 표지는 "아무것도 몰라도 7일 만에"라고 약속한다. 그런데 본문은 첫 페이지부터 이미 유입과 문의가 있는 사람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전제가 깔린 지점을 그대로 뽑아봤다.

입문서 안에서 중급 전제가 깔린 지점
EV
01
PROLOGUE 제목 입구부터
"유입 이후가 진짜 시스템이다." 책의 첫 장 제목이 이미 유입이 있다는 걸 깔고 있다. 유입 자체가 0인 사람은 이 제목에서부터 자기 얘기가 아니다.
EV
02
CHAPTER 1 첫 문장 전제 충돌
"아침에 눈을 뜨면 받은편지함에 10개의 문의 메일이 쌓여 있습니다." 받은편지함에 문의가 0건인 사람에겐 닿지 않는 장면이다.
EV
03
'배우는 것' ② 링크 배치 방문자 가정
"같은 방문자로 전환율 향상." 방문자가 있다는 게 전제다. 방문자가 없는 사람에겐 ②부터 빈칸이 된다.
EV
04
CHAPTER 6 시나리오 6개 전부 운영 중
6개 시나리오가 전부 "조회수는 있는데 / 문의가 오는데 / 고객이 있는데"로 시작한다.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고를 칸이 6개 중 하나도 없었다.

난이도는 낮췄는데 출발선은 그대로 중급에 둔 셈이었다. '복붙하면 된다'까지는 쉬운데, '받은편지함에 쌓인 문의에서 시작하라'는 대목에서 막힌다. 문의가 없으니까.


진짜 문제는 두 권 사이의 단차였다

여기서 구조가 보였다. 워크북(초급)은 입문서(중급 전제) 뒤에 종속돼 있었다. 입문서 마지막 장이 "이제 워크북 Day 1을 펼치세요"로 끝난다. 즉 독자는 입문서를 먼저 통과해야 워크북에 도달한다.

그런데 그 입구인 입문서가 첫 페이지에서 "넌 이미 유입이 있는 사람이지?"라고 가정해버린다. 정작 실행 부분(워크북)은 초급용으로 잘 만들어뒀는데, 그 앞 관문에서 초급자가 걸러진다. 잘 만든 실행 가이드 앞에, 사람을 돌려보내는 문이 달려 있었다.

#29에서 와디즈 미달을 "맞는 사람의 모수가 작았다"로 정리했다. 한 겹 아래가 있었다. 모수가 작았던 게 아니라, 입문서가 첫 페이지에서 스스로 모수를 좁히고 있었다. 살 수도 있었던 초급자를 제품이 입구에서 먼저 밀어냈다.

그래서 고치는 방향은 난이도를 더 낮추는 게 아니었다. 워크북은 이미 충분히 쉽다. 내려야 할 건 입문서의 출발선이었다. 유입이 0인 상태에서 시작해, 그 0을 막다른 길이 아니라 첫 부품의 출발점으로 바꾸는 것. 그래서 입문서 맨 앞에 '들어가며'를 새로 썼다.


바꾼 것 ① 들어가며를 새로 썼다

새로 쓴 들어가며는 개념 설명으로 시작하지 않는다. 내가 멈췄던 자리에서 시작한다. 처음 떠올린 건 일본 빈티지 소싱이었다. 바잉 제품부터 판매 전략까지 계획을 다 세우고 멈췄다. 비용 때문이 아니었다. 그 일이 매달 0에서 다시 시작하는 구조라서였다.

이 경험을 추상적으로 "리셋되는 노동은 불리하다"고 설명하지 않았다. 내가 어디서 왜 멈췄는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거기서 노동을 두 종류로 갈랐다.

리셋되는 노동
  • 이번 달 노동 = 이번 달 수익
  • 다음 달이면 0에서 다시
  • 반복해도 쌓이지 않음 (빈티지)
쌓이는 노동
  • 들인 시간이 시스템으로 적립
  • 한 번 만들면 손 떼도 돌아감
  • 1년 뒤가 갈림 (글·자동화)

"안 움직여도 되는 일"을 파는 게 아니다. 그런 건 없다. 무엇을 하든 처음엔 시간이 든다. 다만 그 시간이 매달 리셋되느냐 쌓이느냐가 다르다. 이게 이 책이 자동화에서 시작하는 이유고, 들어가며의 뼈대다.


바꾼 것 ② 입구 문장을 바꿨다

유입을 전제하던 문장들을 손봤다. 가장 크게 바뀐 건 "지금 당신이 놓치고 있는 것" 도입부다. 전에는 이미 운영 중인 사람에게만 말을 걸었는데, 아직 시작 전인 사람도 들어올 수 있게 입구를 넓혔다.

수정 전 · 입구
  • "조회수는 올라가는데 전환이 안 나요"
  • 이미 운영 중인 사람만 호명
  • 유입 0인 사람은 통과 못 함
수정 후 · 입구
  • "아직 시작 전이라면 미리 알아두면 좋다"
  • 시작 전·운영 중 둘 다 호명
  • 유입 0인 사람도 통과 가능

바꾼 것 ③ 약속을 줄였다

과장을 덜어냈다. 이 책은 "7일 뒤 통장에 돈이 꽂힌다"고 말하지 않는다. 사실이 아니니까. 대신 약속을 하나로 줄였다. 7일 뒤, 사라지지 않고 계속 일하는 첫 번째 부품 하나가 손에 남는다. 수익은 그 부품 위에, 다음 단계에서 천천히 올린다.

왜 약속을 줄였나

과장이 넘치는 시장에서 결과를 부풀리면 당장은 눈에 띈다. 하지만 #29에서 본 게 있다. 결과값 없는 첫 판매자에게 가장 어려운 건 신뢰다. 못 지킬 약속을 키우면 그 신뢰는 더 깎인다. 그래서 약속을 사실에 맞게 줄였다. 효과가 판매로 이어질지는 아직 모른다.


고르게 하지 않고, 하나로 정했다

대부분의 초급 콘텐츠는 선택지를 잔뜩 던진다. 인스타로 버는 법, 노션으로 버는 법, AI로 버는 법. 막막한 사람에게 선택지를 늘리는 건 막막함을 더하는 일이다. 그래서 이 책은 고르게 하지 않는다.

Gmail · Zapier · ChatGPT 세 가지로 "문의가 오면 AI가 답장 초안을 써주는" 자동화 하나로 정했다. 이유는 셋이다. 돈이 가장 적게 들고(거의 무료), 작동을 가장 빨리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코딩이 전혀 없다. 그리고 이 부품 하나는 직업이 무엇이든 똑같이 꽂힌다. 상담 문의든, 수강 문의든, 배송 문의든. "내 경우엔 어디에 쓸까"는 부품을 만들고 나서 생각해도 늦지 않다.


아직 모르는 것

확정과 추측을 나누면

확정: 입문서가 PROLOGUE·CHAPTER 1·시나리오 6개에서 유입을 전제로 깔고 있었다. 워크북은 테스트 메일 기반이라 유입 0이어도 통과한다. 두 권 사이에 출발선 단차가 있었다.

추측: 들어가며를 새로 쓰고 입구를 넓힌 게 실제 판매로 이어질지. 내 빈티지 경험이 신뢰로 작동할지. 이건 크몽·탈잉에 올리고 데이터를 봐야 갈린다.


다음 할 일

다음 작업 — 아직 미실행
NEXT
01
들어가며·입구 문장 검토 DOCX
들어가며와 전제 문장은 DOCX로 먼저 검토한다. 디자인 입히기 전에 글 자체가 초급자에게 닿는지부터 확인.
NEXT
02
디자인 적용 reportlab
검토가 끝나면 reportlab으로 디자인을 입힌다. 본문 확정 전에는 디자인을 손대지 않는다.
NEXT
03
크몽·탈잉 업로드 의도 기반
와디즈(발견 기반)가 아니라 검색해서 찾아오는 의도 기반 마켓에 올린다. 올린 뒤 반응을 기록한다.

이번 수정이 맞았는지는 아직 모른다. 진단까지가 확정이고, 그게 판매로 이어지는지는 다음 사이클의 몫이다. 다만 하나는 분명해졌다. 제품에 '초급'이라고 적는 것과, 초급자가 첫 페이지를 통과하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

TAKEAWAY · #30

표지엔 초급이라 적혀 있었지만, 입문서는 첫 페이지부터 '유입 이후'를 전제로 깔고 있었다.
잘 만든 실행 가이드 앞에, 초급자를 돌려보내는 문이 달려 있었다.

  • 워크북은 초급이 맞았다. 첫 동작이 '실제 문의'가 아니라 '직접 보낸 테스트 메일'이라 유입 0이어도 완주된다
  • 입문서가 중급 전제였다. PROLOGUE 제목·CHAPTER 1 첫 문장·시나리오 6개가 전부 유입을 깔고 있었다
  • 워크북(초급)이 입문서(중급) 뒤에 종속돼, 입구에서 초급자가 걸러지는 단차가 있었다
  • #29의 "모수가 작았다"는 사실 입문서 1페이지에서 스스로 모수를 좁힌 결과였다
  • 고친 방향은 난이도가 아니라 출발선. 들어가며를 새로 써서 유입 0을 막다른 길이 아닌 출발점으로 바꿨다
  • 들어가며는 빈티지 경험 → 리셋되는 노동 vs 쌓이는 노동 → 도구 하나로 정함 → 약속 줄임 순서로 짰다
  • 수정이 판매로 이어질지는 아직 추측. 크몽·탈잉에 올리고 데이터를 봐야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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